착함이라는 명제

김송포 - 2025년 겨울호

2025-10-29

  착함이라는 명제

 

 

  김송포

 

 

 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나를 맡긴 적 있다

  품어주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게 만드는 에너지를 숨긴채

  착한 모드로 직립해 있곤 했다

  착함이라는 명제를 끌어안고 타들어가고 있는 줄 몰랐다

  얌전이라는 말이 쟁쟁거렸을 때 거부 할 수 없다

 

  내가 있어야 별이 뜨고 보물도 생기는 거야

  비교는 인생의 기쁨을 훔쳐가는 것

  비교의 대상은 어제의 나

 

  자유를 빼앗기지 않을 만큼 받으면서 자유를 지킬 수 있다면

  가치 기준을 조금 할인해 주실래요

  착함이라는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해 주실래요

  독수리가 되지 못해도

  날기만 하고 먹을 것을 집지 못해도 이해해 주실래요

 

  열광 모드로 단순하지만 시간 관리자가 되어볼게요

  

  현재를 산다는 것은 순간의 느낌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

  책을 읽고 두려움을 내려놓는다는 것

  누군가의 기억 속에 스며드는 밝음을 입어보자는 것

  나눠주면서 느끼는 홀가분함을 가져보자는 것

  혼자 잘 노는 독한 존재가 어디 있을 것인데

 

 

 

 

  김송포 시인

  2013년 『시문학』 등단 

  시집:『부탁해요 곡절 씨』,『우리의 소통은 로큰 롤』등